꿀 알바
Dead-End Job
스트리밍: 넷플릭스
공개 예정: 2026년 10월 30일
총 8부작
출연진
변혁준 역 이재욱
음연주 역 고민시
변지윤 역 김민하
거미사장 역 이희준

좋은 아르바이트는 보통 시급과 근무시간, 업무 강도가 분명하다.
《꿀알바》의 구인 광고는 그중 돈만 강조한다. 빚에 쫓기는 청년 혁준에게 수상한 인력사무소 ‘거미인력’이 최저시급의 50배부터 시작하는 일자리를 제안한다. 대신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밖에 말해서는 안 되고, 높은 보수를 받으려면 먼저 살아서 퇴근해야 한다.
혁준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짐작하면서도 일을 수락한다. 첫 근무지는 흔한 편의점이지만 야간이 되자 손님을 상대하고 상품을 정리하는 정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이후에도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받을수록 일당과 위험이 함께 올라간다. 공포의 출발점이 호기심보다 빚이라는 점이 이 시리즈의 성격을 정한다.
《꿀알바》는 2026년 10월 3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8부작 한국 호러 시리즈다. 국내 공식 페이지에는 청소년 관람불가로 표시된다. 김다민 감독이 연출했고 경민선·이신지 작가가 극본을 썼으며, 한준희 감독이 기획 총괄을 맡았다.

이 작품은 한 장소에 갇힌 생존극이 아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전반부 네 회는 편의점 야간 근무, 피에로와 동행하는 이벤트 출장, 우유 배달, 극장 아르바이트처럼 일상적인 노동 현장을 차례로 바꾼다. 익숙한 업무 규칙 사이에 설명하기 어려운 금기와 존재가 끼어들면서 매회 다른 방식의 공포가 만들어진다.
이런 구성은 인터넷에서 전해지는 ‘나폴리탄 괴담’과 닮았다. 무엇을 보더라도 반응하지 말라거나 특정 시간에 특정 행동을 피하라는 식으로 규칙은 구체적이지만, 왜 그런 규칙이 생겼는지는 온전히 설명하지 않는 이야기다. 김다민 감독도 대본에서 나폴리탄 괴담과 도시전설이 자연스럽게 섞인 점에 끌렸다고 밝혔다.
다만 《꿀알바》가 짧은 괴담을 단순히 이어 붙이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혁준에게 계속 일을 주는 거미사장과 인력사무소의 목적, 노동재해를 조사하는 연주의 추적이 회차별 사건을 하나의 장기 미스터리로 묶는다. 각 일터의 규칙을 푸는 재미와 거미인력의 정체를 밝히는 이야기가 균형을 이루는지가 중요하다.


이재욱이 맡은 혁준은 빚을 갚기 위해 초고액 일당에 매달리는 인물이다. 위험을 모르는 무모한 청년이라기보다 선택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매번 손익을 계산해야 한다.
먼저 공개된 비평은 이재욱이 괴이한 존재를 마주한 순간의 표정과 몸의 반응으로 공포와 우스움을 함께 만든다고 평가했다. 이는 전반부 네 회를 본 비평에 근거한 평가이며 전체 시즌의 연기를 확정하는 말은 아니다.
고민시는 노동재해보호원 사고조사관 연주를 연기한다. 연주는 거미인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추적하며 혁준에게 수상한 명함을 건넨다. 혁준이 당장 돈을 벌기 위해 현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연주는 반복되는 사고를 바깥에서 연결하는 사람이다. 둘이 처음부터 같은 목표로 협력하는지, 연주가 거미인력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공식 자료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희준의 거미사장은 일이 어디서 의뢰됐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혁준에게 거절하기 어려운 보수를 제시한다. 괴이를 직접 만드는 존재인지, 위험한 일감을 중개할 뿐인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높은 시급을 미끼로 삼으면서 책임은 노동자에게 넘기는 그의 태도는 현실의 불투명한 하청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공개된 설정을 바탕으로 한 해석이지 인물의 최종 정체를 단정한 것은 아니다.


김민하가 연기하는 지윤은 혁준의 여동생이다. ‘귀신보다 가난이 더 무섭다’고 말할 만큼 현실적인 성격이며, 빚과 불안에 눌린 오빠와 티격태격하면서도 그가 이상한 일을 시작한 뒤에는 변화를 살핀다. 넷플릭스의 공식 인물 소개는 지윤이 예상 밖의 방식으로 혁준을 돕는다고 설명한다.
전반부에서 지윤은 극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자신만의 괴이를 만난다. 혁준이 생존을 위해 주어진 규칙을 수행하는 쪽이라면, 지윤은 두려움을 밀어붙이며 정면으로 확인하려는 쪽에 가깝다. 같은 가난을 겪은 남매가 위험 앞에서 다른 선택을 한다는 점은 회차별 괴담을 가족 이야기로 연결할 수 있는 장치다.
최현욱, 윤경호, 윤병희, 조현철 등은 각 아르바이트 에피소드에 특별출연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첫 회에서는 최현욱이 혁준과 함께 편의점에서 일하는 최희동으로 등장한다. 다른 특별출연 배우들의 구체적인 배역과 사건 순서는 공식 자료에서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미리 적지 않았다.

《꿀알바》의 구체적인 강점은 괴물보다 먼저 임금표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혁준은 공포를 이기고 싶은 영웅이 아니라 다음 일당이 필요한 노동자다. 시급이 오를수록 위험도 커지지만 빚이 줄어들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위험을 알면서도 출근하는 행동이 억지스럽지 않도록 생계가 동기가 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작품이 먹고살기의 무게 속에서 공포와 유머를 맞물리게 한다고 소개했다. 전반부 선공개 비평도 일터마다 공포의 형태가 달라지고, 긴장이 높아진 직후 예상 밖의 웃음이 들어오는 리듬을 강점으로 꼽았다. 편의점과 배달, 극장처럼 누구나 구조를 아는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긴 설명 없이도 규칙이 어긋나는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도 같은 구조 안에 있다. 매회 새로운 일터, 금지된 규칙, 생존 미션, 더 큰 보수라는 순서가 반복되면 중반 이후에는 괴이의 외형만 바뀐다고 느낄 수 있다. 특별출연 인물이 주로 위험을 알리거나 희생되는 역할에 머문다면 화려한 배우 구성이 에피소드 장식으로 끝날 위험도 있다.
또 전반부 네 회가 좋은 반응을 얻었더라도 전체 평가는 아직 이르다. 후반부에는거미인력의 정체, 연주의 조사, 남매의 과거와 회차별 사건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명을 한꺼번에 몰아넣으면 규칙을 모를 때 생기던 공포가 약해질 수 있고, 반대로 끝까지 감추기만 하면 각 에피소드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하지 못할 수 있다.

《꿀알바》는 사실적인 노동 현장 재현이나 임금 제도 고발에만 집중한 작품은 아니다. 편의점과 배달 같은 현실의 일터를 가져오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초자연적이고 과장돼 있다. 노동의 위험을 통계로 설명하기보다, 돈이 급한 사람에게 위험한 선택이 얼마나 쉽게 ‘기회’처럼 포장되는지를 장르적으로 보여준다.
회차마다 공간과 괴담이 달라지는 옴니버스형 호러, 공포 직후 웃음이 끼어드는 블랙코미디, 이재욱·김민하의 현실 남매 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접근하기 좋다. 반대로 하나의 괴물과 한 장소를 끝까지 파고드는 밀실 공포나 실제 노동법을 중심으로 한 사회극을 기대한다면 방향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관전 기준은 혁준이 이번 근무에서 살아남는가만이 아니다. 시급이 계속 오를 때 그는 어느 선에서 일을 거절할 수 있는지, 거미인력이 사람의 절박함을 어떻게 계약으로 바꾸는지까지 살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