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팬데믹만 나면 휴지부터 사는 이유는? 사재기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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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팬데믹만 나면 휴지부터 사는 이유는? 사재기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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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mermer 2025. 5. 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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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 사재기 심리

 

어렸을때는 그냥 어른들이 그렇게 하니까 그런가보다하고 넘겼던 이상한 현상이 하나 있다. 전쟁, 전염병, 물류 대란... 세상이 조금만 흔들려도 사람들은 마트로 달려고 휴지를 쟁이기 시작한다.

 

나 역시도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뉴스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우선 휴지부터 사놔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먼 나라 미국에서도 한국이랑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걸 보면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똑같구나 싶기도 하다.

 

오늘은 '휴지 사재기'라는 묘한 집단 심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휴지는 생존의 기본 아이템

사람들은 휴지를 없으면 안되는 물건 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물처럼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휴지가 없으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밥은 굶을 수 있어도, 휴지없이 화장실에 간다는건 상상만해도 불편하다.

 

이건 일종의 감각적인 불안이다. 물리적인 생존이 아니라, 심리적 생존을 위한 물건이라는 말이 맞다.

 

 

휴지는 '보여서' 불안하다.

휴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덩치가 큰 제품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사람들이 몇개만 집어도 선반이 텅텅 비는 것처럼 보인다. 이 시각적인 풍경이 위기감을 더 키운다.

 

휴지를 판매하는 코너가 비어있는 걸 본 한 사람이 큰일이 난 줄 알고 SNS에 올리면, 금세 여기저기 퍼지게 되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사기 시작한다. 그냥 사야겠다!가 아니라 안 사면 나만 못 써!라는 공포에 가까운 감정이다.

 

이게 바로 패닉 바잉 (Panic buying)의 시작이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서 더 찾는다.

외부 세계가 혼란스러울수록 내 몸 하나는 내가 통제하고 싶어한다.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무너지고 있어도, 적어도 화장실은 안전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심리적 방어선이 생긴다.

 

 

그래서 휴지는 단순한 생필품이 아니라 내가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질서로 여겨진다.

 

결국 인간은 불안을 공유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현상이 한 사람의 불안에서 시작해 집단 전체로 번진다는 점이다. 휴지가 없다는 누군가의 경험, 그걸 본 다른 사람들의 반응, 그리고 그게 다시 내 불안을 자극하며 우리는 또 휴지를 쟁이게 된다.

 

아무도 말을 안해도 모두가 알게 되는 무언의 신호, '지금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마트의 휴지 판매 코너가 말해주는 셈이다.

 

이 묘한 사재기 현상도 불안을 견디기 위한 인간의 본능적인 움직임이라는 걸 나이가 들고나서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휴지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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